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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s

히피의 여행 바이러스,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by 차도닥 2014. 2. 22.





두권의 여행책을 동시에 읽었다. 


아직도 기침은 낫지 않고.. 빌어먹을.. 훈련소 갔다와서 기침을 한달동안 했을때 그 느낌이다. 그래도 그땐 잠 못 잘 정도는 아니었는데. 


잠의 콸리티가 떨어질정도로 기침이 나오니 괴롭다. 잠에 들었다가도 기침하면서 깨니까. 3일째 졸피뎀에 의지했다. 어제는 아예 깨기 싫어서 그냥 한알을 통째로 먹고 잤는데도 잠을 못잤다. 목구멍이 간질간질하니 기침을 하지 않으면 견딜수 없는 괴로움. 


어쨌든 저쨌든 괴로운 기분으로 토요일아침을 맞이하여 어제 읽던 책들을 마저 읽는다. 


히피의 여행 바이러스. 난 여행책을 왜 그리도 좋아하는지. 그냥 손잡히는대로 빌려오면 죄다 여행책이다. 


특정한 장소를 골라서 쓴것도 아니고, 여행정보를 제공해주는것도 아니다. 그냥 소개도 없이 무턱대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치 오래된 친구에게 말건네듯. 그래서 들어보면 아~ 이게 터키이야기구나, 유럽이야기구나, 쿠바이야기구나 한다. 


글쓴이의 자세가 맘에들었다. 화려함을 추구하기보다 털털함. 그리고 각지의 뒷골목에서 느끼는 자기만의 감성. 그리고 무엇보다 불만이 별로 없다. 20살후반의 여성이 쓴것 답지 않은 원숙함이 느껴졌다. 


쉽게쉽게 읽힌다. 그렇게 재미가 있지도 않지만, 손에서 놓여지게 될만큼 재미가 없지도 않다. 딱 토요일 오전,오후 침대에서 뎅굴거리며 잠시 나를 생소한 외국의 어느 길거리에 잠시 데려다 주는 느낌을 느끼기에 적절하다. 


다른 하나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겠지. 


3살바기 아들과 떠나는 터키여행기. 3살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하다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한다. 


그 용기가 대단한건 좋은데, 책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내가 이렇게 대단한 여자야. 3살짜리를 데리고 다녀. 이런느낌. 싫다. 그리고 오히려 자기의 아이를 이용하는 느낌. 


그리고 나도모르게 방어본능이 들게 만드는 한국인에 대한 모멸. 호텔에서 떠드는 한국인을 보며 이곳이 지옥이라고 말한다거나, 패키지도 단체관광온 한국인에 대한 경멸감을 드러내고. 한국인은 이래이래. 한국 여자아이들과 일본여자아이들은 이래저래 달라.. 그리고 보통은 한국을 까는 내용. 이게 여행기야 문화비평서야. 


작가스스로가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모르겠는데 아이와 영어로 대화하며 여행한다는.. 부분에서는 실소가 나왔다. 

그래도 빌려온 책이니까 어디 한번 다 읽어볼까 하다가.. 내 소중한 시간을 더 낭비하고싶지 않아 읽다가 덮어버렸다. 

책의 평점이 다른것보다 좀 높은 편인데..한국인을 비방하는 내용이 신선하지가 않고 닳고 닳은 내용을 혼자만 아는것처럼 써놓아서 그냥 다음 책으로 넘어간다. 남이 읽기엔 재밌는지 몰라도 내 입맛엔 안 맞는 책이다. 내 성격이 좀 더 유해지면 다시한번 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