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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2015년

6.25

by 차도닥 2015. 6. 26.




아침부터 비가 주륵주륵 온다. 오늘은 병원 전체 오리엔테이션 하는날. 

모든 각과의 1년차들이 모여서 SJH, MMC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그밖에 병원에 일하면서 겪게 되는 일들, 그리고 주의해야할 일들에 대한 개관을 말해주는 내용들이다. 


한가지 인상깊었던 일은 어제인가 그제인가 막 뉴스에 올라왔던 내용인데, 내시경 하는 동안 마취과 의사가 환자에 대한 더러운 농담..을 하는데 실수로 환자가 녹음하고 나중에 들어보고 500,000 불의 소송을 냈다는것. (아니면 500,000불을 배상했다던가 암튼) 


커피를 아무리 마셔도.. 영어가 안들리다. 졸려서 안들리는게 아니었어.. 


안들리니까 자꾸 집중력을 잃게 된다. 하긴 뭐 한국어로 된 수업도 집중해서 듣는 편은 아니었으니 영어는 더더욱 말할것도 없지..그런데 이젠 트레이니의 입장이니 하나하나 주의깊게 들어서 열심히 배워야 하는데 말이다. 


페이저도 받고.. 병원 뱃지도 받으니 정말 실감이 나네.. 이제 저 페이저가 울리면 내가 가서 뭔가 일을 해야하는데..제대로 할수 있을려나.. 

일단 목표는 잘하겠다는 것보다는 짤리지 않아야겠다..로..


병원에서 준 서류가 한가득인데.. 이걸 한번 다 읽어보면 좋을것 같긴 한데..엄두가 나질 않는다.. 


병원이 끝나고 집 계약한곳에 열쇠를 받으러 들어갔는데 나머지 잔여금 990불을 지불을 하지 못해서 열쇠를 받지 못했다. 미국 시스템은 캐쉬를 잘 안받고 체크나 머니오더를 받는데. 나처럼 온지 얼마 안된사람에겐 불편하기 짝이없다. 


내가 살곳에서 가장 가까운 은행인 체이스에 일주일전에 가서 계좌를 오픈하려 했는데, 시티뱅크에서는 잘만 해주더니..여기서는 안해준다. 계좌가 있어야 체크를 만들지.. 리스 계약서를 들고갔는데, 이거 리스 시작하는 날짜에 와야 만들어준다고..그랬다. 그래서 정말 체크가 필요한데 당장 필요한데.. 확실하냐고 다시 가서 물었는데 거기 있던 여자가.. 두번 확인해줬다. 그런데 오늘 같은 클래스 인도에서 온 아이는 그냥 만들었다기에 가서 만들려고 보니 그냥 만들어준다. 


미국에서 이런일 흔하다고 하는데 결국 나에게도 일어난다. 잘모르는 사람이 뺑뺑이시키는것. 체이스에서 어카운트 열수 있었으면 저번주 토요일날 새벽에 일어나서 시카고까지 가서 시티뱅크에서 직접 돈 뽑아오는 왕복 6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할 필요도 없었다. 그 여자한테 따지려고 했는데 휴가 갔다. 아오.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시티뱅크에서 만들어온 체크를 넣었더니 방금 오픈한 계좌라 7일있어야 돈도 뽑을수 있고.. 체크를 만들어준댄다. 아오. 그 여자가...진짜.. 


미국에서 건너올때 정확히 캐쉬로 4569불을 들고왔고 나머지 차 살 돈등은 계좌이체 했었다. 시티뱅크로.. 


이주도 안되었는데 4569불이 거의 다 없어져간다. 차 렌트한 비용이나, 앰트랙 비용, 선글라스, 개스값 이런것들은 다 한국 신용카드로 썼는데도.. 현금이 왜이렇게 없는거지.. 무엇보다 집값이 가장 크다. 거의 2천불을 넣었으니.. 그래도 그렇지 나머지 현금은 손에 쥔 모래처럼 스르르 사라져 버렸다. 


원래 가구를 현질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려서 한국 신용카드로 지르던지.. 아님7일 기다리든지 해야한다. 


가구를 사는 옵션으로는 중고로 한꺼번에 다른사람에게 사오기.(U Haul 같은거 빌려야 함) 아님 아마존에서 한꺼번에 지르기 아님 이케아 온라인으로 한꺼번에 지르기. 아님 이케아 직접 다녀오기.. 


사실 가구를 좀 잘 배치하고 싶은 마음에 이케아 가서 직접 사서 가져오는 방법을 하려고 알아보니 U haul 5*9 위쪽이 트인 트레일러를 빌리면 될것 같았는데 일단 Ball 처럼 생긴거? 은 20불정도라 산다고 쳐도 200불이 넘는 히치를 사서 내 차에 장착해야하는데 1번쓰기위해 장착하는게 아깝고 그것보다 퍼머넌트하게 내차 뒤에 뭔가 달려있는게 맘에 안든다. 결국 룰아웃.. 아님 거의 400불 드는 U haul 트럭을 빌리는 수박에 ( 20불정도 하루 빌리는데 + 1마일당 1불정도.. 이케아 까지 왕복 400마일) .. 이케아 온라인몰에서 침대 하나 주문하고 딜리버리 피 보니 300불이던데.. 이건 뭐 어쩌라는 건지. 결국 아마존 밖에 답이 없는건지.. 


암튼 오늘은 키를 얻어서 대충 집을 훑어보고 인터넷으로 가구좀 골라볼려고 했는데 은행에서 시간을 다 써버려서.. (은행은 또 어찌나 천천히 일처리 하는지 가서 꽤 오래 기다렸다..) 결국 4:30에 문닫는 매니지먼트 사무실을 못가서 내일 점심시간에 급하게 다녀와야할것 같다. 


체크도 못 만들어서.결국 주유소 가서 3불정도 내고 머니오더를 만들어서 내는것으로.. 이런거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은 쓸데없는데 쓰는 돈 같아서 아깝다.그냥 캐쉬내면 되는데.. 


은행에서 직원이 하는말은 또 어찌나 안들리던지.. 금융에 관련된 단어와 설명들은 머리속에 전혀 안들어왔다. 미국과 한국이 가장 다른점중에 하나가 이자가 거의 없고. 심지어 1500불 이하가 계좌에 들어있으면 (세이빙 어카운트는 500불이하) 돈 보관비로 25불 또는 15불씩 매달 빠져나간다. 그러니까 주의해야한다. 자칫 잘못하면.. 

1년지나고 나서 계좌가 마이너스 되어있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물론 18이하라든가 암튼 조건을 충족시키면 계좌에서 사용료?를 빼가진 않는다.. 


은행에서 준 서류 또한 한가득.. 

오늘 병원에서 준 서류들 은행에서 준 서류들. 그리 차 사용설명서.. 읽어야할것들이 어찌나 많은지..



UBF에서 감동적인 영화 한편 보면서 드는 생각이.. 나도 티비하나 소파하나 사서 자기전에 이렇게 영화 한편씩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나저나 영화볼 시간은 있을려나.. 없겠지.. 


끝나고 Suit 가지러 앨버트 집에 가는데 비가 오려는지 일리노이의 하늘이 젤 처음에 있는 사진처럼 .. 그리고 운전하는 동안 여기번쩍 저기번쩍..


작년 이맘때쯤에 불확실성과 흔들림만을 가지고 여기서 옵저버를 돌던 어느날.. 석양무렵에..


여기저기 마구 번개가 치던날.. 사방이 확트인 (일리노이는 다 평야. 지평선이 잘 보임..그리고 여긴 시골이라 높은 건물도 없음) 운동장에서 맥주마시면서 시야전체에 들어오는 구름과 번개를 보며 황홀해 했던적이 있었는데 문득 그날이 떠올랐다. 지금은 이제 레지던트로 다시 이 도시에 온게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오늘부터는 공부좀 해야지 하는데 벌써 잘시간.. 오늘도 언제나 처럼 스벅에 들렀으면 늦을뻔. 내일은 더 일찍 일어나야지. 미국에 와서 든 좋은 습관중에 하나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거. 그리고 천천히 운전하는 습관.. 여기와서 급하게 운전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할아버지처럼 천천히 운전... 좋은건가 나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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